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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사진 찍었을 뿐인데 ‘자동 기부’까지… 나도 ‘재밌는 기부’ 해볼까


서울 강남구 체리 본사에 설치된 '체리포토'와 '기부 키오스크' 모습.


27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기부플랫폼 ‘체리’ 본사. 입구에 있는 검은색과 하얀색으로 된 두 개의 스크린이 방문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검은색 화면인 ‘기부 키오스크’(32인치)는 음식점에서 메뉴를 선택하듯 기부 금액을 선택하고 휴대폰 번호를 입력한 뒤 카드 결제하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다. 한 번의 터치로 1000원 소액부터 3만원까지 기부가 가능하다. 이수정 체리 대표는 “기부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기부의 접근성을 높인 기계”라며 “보통 기부금 영수증을 받으려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하는데 휴대전화 번호만 입력해도 국세청으로부터 전자기부금 영수증이 자동 발급된다”고 말했다.


기자가 이수정(왼쪽) 체리 대표와 '체리포토'를 활용해 사진찍는 장면.


왼쪽에 있는 하얀색 스크린(21인치)인 ‘체리포토’는 재미있게 기부할 수 있는 ‘퍼네이션’(Fun·Donation의 합성어) 일환으로 제작됐다. 스티커 사진기계로 알려진 ‘인생네컷’처럼 스티커 사진(4000원 또는 5000원)을 찍으면 사진값 중 20%가 본인 이름으로 자동 기부되는 시스템이다. 이 대표로부터 기계 설명을 들은 뒤 기자는 이 대표와 즉석 사진을 찍었다. 네 컷의 사진을 찍었는데 화질이 기대 이상으로 선명하고 좋았다.


이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미있고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도록 제작한 ‘기부 키오스크’ ‘체리포토’가 기부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기부 키오스크는 현재 경북대 유니세프 야놀자 등 전국에 5대 설치됐다. 체리포토는 국립세종수목원, 코트야드바이메리어트 세종, 한동대 등에 6대가 설치됐으며 14대가 주문 제작 중이다. 체리포토의 경우 사진기를 설치한 주최 측이 지정한 기부 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IT 기업 ‘이포넷’을 운영하는 이 대표는 2019년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기부플랫폼인 애플리케이션 ‘체리’를 개발했다. 애플리케이션에는 400곳에 가까운 기부단체가 등록돼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기부 쇼핑몰’ 체리의 가장 큰 장점은 기부금의 상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기빙코리아의 2021년 기부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부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는(45.4%)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기부 단체를 신뢰하지 못하고(33.7%) 기부에 관심 없거나(14.3%) 기부 방법을 모른다는(5.5%) 응답이 53.5%나 됐다.


이수정 체리 대표가 애플리케이션 '체리'에서 할 수 있는 '퍼네이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 통계 자료를 인용하면서 “기부자의 경제적 요소를 해소할 순 없지만 후원 금액의 투명성, 재미를 유동한 후원 방법과 접근성은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체리에서는 ‘걷기 캠페인’ ‘댄스 챌린지’ 등 누구나 쉽고 재밌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이 2100여건이나 진행됐다. 그래서일까. 체리 사용자의 절반 이상(56%)은 MZ세대다.


국립세종수목원에 설치된 '체리포토'.


체리포토는 사진이 귀한 해외 선교지에서 단기선교팀이 활용하기에 최적의 도구가 될 뿐 아니라 자립 선교의 발판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서울 마포교회는 다음 달 몽골 울란바토르, 오는 11월 태국 치앙마이로 떠나는 단기선교에 ‘이동식 체리포토’를 활용할 예정이다. 전원영 선교부장은 “몽골과 태국에서 각각 대학교와 지역학교를 방문할 예정인데 현지에서 만나는 다음세대와 함께 사진 찍으면 더 친해지고 좋아할 것 같다. 선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대에 설치된 '체리포토'.


2006년 파송 받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학교 및 BAM(선교로서의 사업) 사역을 하는 나혜선 캄보디아 선교사는 “현지 청년들이 대학에 다니며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데 체리포토를 활용해 일하면 자립에도 도움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선교사들도 농업 등 다양한 BAM 사역을 하는데 이를 시작하려면 기초 지식뿐 아니라 어느 정도의 자본금이 필요하다”며 “반면 체리포토는 사진기 한 대만 준비되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선교지 필요에 따라 자립선교의 도구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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